삼성전자 기획팀은 절대 모르는 100년 전 '올리베티' 창업자의 비밀 노트 공개

삼성전자 기획팀은 절대 모르는 100년 전 '올리베티' 창업자의 비밀 노트 공개

김성철·2026년 2월 4일·3

판교와 강남의 '혁신'은 가짜일지 모릅니다. 100년 전 올리베티 창업자가 보여준 진짜 엔지니어링 경영과 기술 철학, 그리고 파격적인 복지의 본질을 파헤칩니다.

솔직히 말해서, 요즘 판교나 강남 바닥에서 '혁신'이라는 단어는 너무 흔해 빠졌습니다.

스타트업 피칭 데이나 대기업 임원 회의에 들어가 보면, 다들 입을 모아 "애플 같은 디자인", "구글 같은 문화"를 외칩니다.

하지만 정작 그 '혁신'을 수행할 엔지니어를 어떻게 대우할지, 제품의 본질(Core)을 어떻게 깎을지에 대한 디테일은 빠져 있죠.

오늘은 제가 PM 생활 20년 하면서 숨겨두고 보던, 진짜 '엔지니어링 경영'의 교과서를 하나 털어놓으려 합니다.

바로 이탈리아의 자존심, 올리베티(Olivetti) 이야기입니다.

"타자기 회사? 그거 박물관 유물 아니에요?"라고 묻는 주니어 개발자분들.

잠시 VS Code 내려놓고 이 글부터 읽으세요.

여러분이 지금 누리는 '복지'와 '기술 철학'의 시조새가 여기 있습니다.


1. 스펙 쌓기의 원조, 카밀로 올리베티

창업자 카밀로 올리베티(Camillo Olivetti). 이 양반, 스펙이 요즘 말로 '사기캐'입니다.

1890년대에 이탈리아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런던 찍고 미국으로 건너갑니다.

거기서 누굴 만났냐고요?

토머스 에디슨(Thomas Edison)입니다.

재밌는 건 당시 에디슨이 난청이었고, 그의 파트너였던 페라리스 교수는 영어를 못했습니다.

그 사이에서 통역을 하며 '미국식 기술'을 어깨너머로 배운 게 바로 청년 카밀로였습니다.

심지어 스탠퍼드 대학에서 조교로 일하며 실리콘밸리의 원형(Proto-type)을 경험하고 돌아왔죠.

하지만 그는 단순한 '카피캣'이 아니었습니다.

미국에서 레밍턴(Remington) 타자기 공장을 시찰하고는 생각합니다.

"미국 애들 기계 잘 만드네. 근데, 우린 더 잘 만들 수 있어."


2. 경쟁사보다 비싼데 팔리는 기적의 논리

1908년, 그는 고향 이브레아에 '올리베티'를 설립합니다.

그리고 3년 뒤, 전설적인 첫 타자기 'M1'을 내놓습니다.

이 기계, 스펙이 미쳤습니다.

부품 수만 3,000개.

모두 수작업(Hand-made)입니다.

무게는 17kg에 육박하는 쇳덩어리였죠.

가장 충격적인 건 가격 정책입니다.

당시 경쟁사였던 미국의 레밍턴 타자기보다 100리라(현재 가치로 약 30~40만 원 차이)가 더 비쌌습니다.

경영학 교과서대로라면 망해야 정상입니다.

후발 주자가 가격 경쟁력도 없이 고가 정책을 폈으니까요.

하지만 결과는?

이탈리아 해군이 100대를 선주문하고, 우편청이 줄을 섰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압도적인 퀄리티."

레거시 코드 하나 없이, 3,000개의 부품이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기계적 완성도 때문이었습니다.

PM 입장에서 보면 이건 미친 짓입니다.

MVP(최소 기능 제품)로 시장 반응 보라고 했더니, 처음부터 하이엔드 서버를 들고나온 격이니까요.

하지만 카밀로는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3. 100년 전의 '수직 계열화(Vertical Integration)'

요즘 개발팀들, 뭐 하나 만들려면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10개는 갖다 붙입니다.

로그인은 Auth0, 결제는 Stripe, 배포는 AWS...

편하긴 하죠. 하지만 통제권을 잃습니다.

올리베티는 정반대였습니다.

설계, 연구, 제조, 판매.

심지어 나사 하나까지 전부 사내(In-house)에서 직접 생산했습니다.

외부 의존성(Dependency)을 0으로 만든 겁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그가 '공작기계' 자체를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타자기만 잘 만든 게 아니라, '타자기를 만드는 기계'를 직접 설계하고 개선했습니다.

마치 테슬라가 '기가 팩토리' 자체를 상품으로 보는 것과 소름 돋게 비슷합니다.


4. C-Level들이 제발 좀 봤으면 하는 '복지 리스트'

제가 이 글을 쓰는 진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카밀로 올리베티는 기술 덕후였지만, 동시에 지독한 휴머니스트였습니다.

1910년대에 그가 도입한 사내 복지를 볼까요?

  • 단축 근무제
  • 고임금 정책
  • 사내 보육 시설
  • 직원용 사택 제공

그리고 충격적인 항목 하나.

"9개월 반의 유급 출산 휴가."

2024년 한국 스타트업 중에서도 이 정도 해주는 곳, 찾기 힘듭니다.

그는 노동자와 자신을 분리하지 않았습니다.

공장 한가운데서 같이 기름 밥 먹으며 토론했습니다.

이건 단순한 '착한 사장님 코스프레'가 아니었습니다.

3,000개의 부품을 수작업으로 조립하려면, 숙련된 엔지니어가 절대 퇴사하면 안 됩니다.

최고의 복지는 최고의 리텐션(Retention) 전략이었던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우리 회사를 둘러봅시다.

경영진은 "애자일하게 빨리빨리"를 외치며 퀄리티를 희생시키고 있진 않나요?

개발자들은 "레거시가 너무 심해서 못 해요"라며 핑계만 대고 있진 않나요?

카밀로 올리베티는 100년 전에 이미 답을 보여줬습니다.

"기술적 완성도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그 완성도를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이다."

오늘 회의 시간에 또다시 뜬구름 잡는 '혁신' 이야기가 나온다면,

조용히 이브레아의 낡은 공장 이야기를 떠올려보세요.

진짜 혁신은 화려한 PPT가 아니라,

기름때 묻은 손끝과 엔지니어를 향한 존중에서 나옵니다.

김성철
김성철테크니컬 PM

혁신보다는 '생존'이 목표인 15년 차 IT 노동자입니다. 화려한 기술 트렌드 뒤에 숨겨진 정치와 비용, 그리고 레거시의 무게를 이야기합니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매일 밤 코드를 읽고, 몰래 AI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 시대의 불안한 팀장들을 대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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