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말해봅시다. 여러분이 지금 밤새워 작성하고 있는 그 우아한 코드, 혹은 도입을 검토 중인 최신 MSA 아키텍처가 우리 회사의 손익분기점(BEP)을 1초라도 앞당겨 줍니까? 개발자 출신으로서 저도 이해는 합니다. 레거시 코드는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고, 남들이 쓴다는 'Hot'한 기술 스택을 우리 프로덕트에도 적용해보고 싶은 욕망 말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비즈니스의 언어로 이야기합시다. 고객은 당신의 코드 퀄리티에 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가치'에 지갑을 엽니다. 오늘은 항공 산업의 실패와 재도약을 통해, 왜 우리가 '기술적 낭만'을 쓰레기통에 처박고 '비용 효율성'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리는 흔히 콩코드(Concorde)를 인류 기술의 정점이라고 찬양합니다. 1969년에 이미 마하 2의 속도로 날았으니까요. 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콩코드는 완벽한 실패작이었습니다. 오늘날 가치로 티켓 한 장에 2만 달러가 넘었고, 이륙과 택싱(Taxing)만으로 연료의 52%를 태워버리는 '돈 먹는 하마'였기 때문입니다. 운영비의 절반이 연료비로 나가는 구조에서 수익성은 애초에 불가능했습니다. 스타트업 씬에도 이런 '콩코드'가 넘쳐납니다. 트래픽은 쥐꼬리만 한데 오버엔지니어링 된 쿠버네티스 클러스터, 고객 검증도 안 된 상태에서 확장성만 고려한 마이크로서비스 구조. 이것들은 전부 회사의 런웨이를 태워버리는 주범입니다.
그렇다면 생존은 어디에 있을까요? 최근 초음속 비행의 부활을 꿈꾸는 '붐 슈퍼소닉(Boom Supersonic)'의 접근 방식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들의 CEO 블레이크 숄은 항공우주 전공자가 아니라 인터넷 쿠폰 회사 그루폰(Groupon) 출신입니다. 그는 낭만이 아닌 '숫자'를 봤습니다. 콩코드의 실패 원인이 기술 부족이 아니라 '비효율적인 엔진 연비'에 있다는 것을 간파했죠. 그래서 그들은 완전히 새로운 공상과학 기술을 개발하는 대신, 이미 검증된 터보팬 엔진 기술을 극한으로 최적화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개발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레거시의 재발견'입니다. 붐이 개발 중인 '심포니(Symphony)' 엔진은 획기적인 신기술이라기보다, 수십 년간 신뢰받아온 터보팬 구조를 마하 1.7 순항이라는 특정 목적에 맞춰 개조한 것입니다. 덕분에 티켓 가격을 비즈니스 클래스 수준인 5,000달러로 낮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2만 달러와 5,000달러. 이 차이가 바로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릅니다. 우리 개발팀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화려한 신기술 도입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안정적인 기술 스택(PHP든 Java든 상관없습니다)을 활용해 서버 비용을 30% 절감하거나, API 응답 속도를 개선해 고객 이탈률을 1%라도 줄이는 것입니다. 그게 진짜 기술력입니다.
또 다른 사례인 '아스트로 메카니카(Astro Mechanica)'는 실행력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도예 수업에서 '질(Quality)'로 평가받는 그룹과 '양(Quantity)'으로 평가받는 그룹을 나누었더니, 결국 최고의 작품은 끊임없이 흙을 만지며 다작을 했던 '양' 그룹에서 나왔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아스트로는 이 철학을 엔진 개발에 적용했습니다. 회의실에 앉아 완벽한 설계를 논하는 대신, 그들은 전기 모터와 제트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엔진을 미친 속도로 반복 제작(Iteration)하고 있습니다. 벌써 3세대를 테스트 중이죠.
개발자 여러분, 모니터 뒤에 숨어서 "기획이 명확하지 않아서 개발을 못 하겠다"라고 불평하지 마십시오. 혹은 "이 아키텍처는 확장성이 떨어진다"며 완벽한 설계를 위해 시간을 끌지 마십시오. 아스트로처럼 일단 만들고, 부수고, 다시 만드십시오. 고객 피드백 없는 코드는 아무리 우아해도 쓰레기입니다. 아스트로의 창업자가 말했듯, 이론화하고 말만 하는 것은 실제로 해보는 것을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콩코드 같은 개발자가 되지 마십시오. 기술적 우월감에 취해 회사의 리소스를 낭비하지 마십시오. 붐(Boom)처럼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비용)을 맞추기 위해 집요하게 최적화하거나, 아스트로(Astro)처럼 미친 속도로 프로토타입을 찍어내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십시오. "그래서 이 기능이 우리 통장에 1원이라도 기여합니까?" 이 질문에 "Yes"라고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당신은 코더가 아닌 비즈니스맨으로서의 엔지니어가 되는 것입니다. 낭만은 은퇴 후에 찾으시고, 지금은 생존을 위해 효율을 챙기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