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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스크롤 뒤에 숨은 디자이너는 3년 안에 도태됩니다.

무한 스크롤 뒤에 숨은 디자이너는 3년 안에 도태됩니다.

김다은·2026년 1월 5일·3

무한 스크롤과 선형적 구조에 갇힌 현대 UI 디자인의 폐해를 지적하고, 90년대 유토피안 스콜라스틱 사조를 통해 정보 탐색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1. 개요: 잃어버린 '사용자 주체성'의 시대

최근 IT 업계의 UI 트렌드는 명확합니다. 사용자의 뇌를 끄게 만드는 것입니다. 틱톡(TikTok)과 릴스(Reels)가 증명했듯, 사용자가 고민할 틈을 주지 않고 다음 콘텐츠를 주입하는 '선형적(Linear) 구조'가 승리 공식처럼 여겨집니다. 클라이언트나 기획자는 습관적으로 "더 심플하게", "사용자가 생각하지 않게"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위험한 착각입니다. 우리는 사용자를 '바보'로 만들고 있으며, 스스로 탐색할 권리를 박탈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의 디자인 사조인 '유토피안 스콜라스틱(Utopian Scholastic)'을 단순한 레트로 유행이 아닌, '정보 탐색의 주체성 회복' 관점에서 분석하고 실무 적용 방안을 제시합니다.

2. 배경: Utopian Scholastic과 낙관적 정보 설계

'유토피안 스콜라스틱'은 90년대 후반 교육용 소프트웨어(Microsoft Encarta)나 DK 출판사의 Eyewitness 시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시각적 스타일입니다.

  • 시각적 특징: 흰색 배경, 맥락에서 분리된 고해상도 오브젝트(누끼), 텍스트와 이미지가 꼴라주처럼 배치된 형태.
  • 철학적 기반: "기술이 인류를 진보시킬 것"이라는 테크노 긍정주의와 인터넷 초창기의 방대한 정보에 대한 낙관론.
  • 핵심 UX: 비선형적 탐색(Non-linear Navigation). 사용자가 정해진 순서 없이 관심사를 따라 하이퍼링크를 타고 정보를 '점프'하며 학습합니다.

솔직히 말해, 지금의 모바일 UI 가이드라인을 들이대면 "산만하다"며 반려당할 디자인입니다. 하지만 당시 인터페이스는 사용자를 '정보를 탐험하는 지적인 주체'로 대우했습니다.

3. 문제점: 현대 UI의 '과잉 친절'이 낳은 폐해

현재 대다수 서비스의 UX는 사용자의 자율성을 극도로 제한합니다.

| 구분 | 유토피안 스콜라스틱 (90s-00s) | 현대 피드형 UI (Current) | | :--- | :--- | :--- | | **정보 구조** | 방사형/네트워크형 (마인드맵) | 선형적/수직형 (타임라인) | | **사용자 역할** | 탐험가 (능동적 선택) | 시청자 (수동적 소비) | | **복잡도** | 높음 (한 화면에 다수의 진입점) | 낮음 (한 번에 하나의 정보) | | **비유** | 박물관, 대시보드 | TV 채널 |

문제의 핵심:

  • 문맥의 실종: 끝없이 스크롤만 하다 보니 정보의 전체 구조(Tree)를 파악하지 못합니다.
  • 기능적 문맹 취급: Windows 95 시절 사용자는 수십 개의 탭과 설정을 스스로 조작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사용자가 버튼 두 개만 있어도 헷갈릴 거라 단정 짓고 모든 기능을 숨깁니다. 이는 사용자의 학습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오만입니다.
  • 탐색의 즐거움 박탈: '우연한 발견(Serendipity)'이 사라지고 알고리즘이 떠먹여 주는 정보만 남았습니다.

4. 해결방안: '탐색형 UI'의 재도입 전략

단순히 복고풍 그래픽을 흉내 내라는 뜻이 아닙니다. '유토피안 스콜라스틱'의 정보 설계(IA) 철학을 현대적으로 이식해야 합니다.

  • 대시보드형 홈 화면 부활: 무지성 피드 대신, 사용자가 진입점을 선택할 수 있는 '허브(Hub)' 구조를 제안하십시오. 토스(Toss)나 노션(Notion)이 성공한 이유는 복잡한 기능을 숨기지 않고 잘 정돈된 서랍처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 객체 지향 UX (OOUX) 적용: 콘텐츠를 서로 연결된 '오브젝트'로 정의하십시오. A라는 영화를 볼 때 단순히 '재생'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배우/감독/OST/촬영지 등 연관 정보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하이퍼링크의 꼬리'를 시각화해야 합니다. 이것이 90년대 멀티미디어 백과사전이 주던 몰입감의 정체입니다.
  • 정보 밀도(Density)의 재평가: 여백이 무조건 정답은 아닙니다. 전문적인 툴이나 데이터 분석 화면에서는 한 화면에 높은 밀도의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입니다. "복잡해 보인다"는 피드백에 겁먹지 마십시오. 정돈된 복잡함은 전문성을 드러냅니다. 개발자에게 "이 데이터들 한 번에 다 불러오면 로딩 걸리나요?"라고 묻기 전에, 정보의 위계부터 확실히 잡으십시오.

5. 결론 및 제언

"요즘 느낌으로 심플하게 해주세요."라는 말은 "기획하기 귀찮으니 네가 알아서 예쁘게 정리해"라는 말과 같습니다. 여기에 휘둘려 1px짜리 라인만 긋고 있다간, 결국 AI가 생성해 주는 템플릿에 대체될 것입니다.

우리는 사용자를 다시 '운전석'에 앉혀야 합니다. 90년대의 그 투박하지만 설렜던 CD-ROM 백과사전처럼, 클릭했을 때 무엇이 튀어나올지 기대하게 만드는 설계를 해야 합니다. 사용자를 믿으세요.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고, 탐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피그마(Figma) 파일을 켜고, 스크롤을 멈춰야만 볼 수 있는 '탐험의 공간'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없다면, 당신의 디자인은 그저 흘러가는 일회용품일 뿐입니다.

김다은
김다은주니어 UI/UX 디자이너

'예쁜데요?'보다 '지표가 올랐네요'를 듣고 싶은 3년차 프로덕트 디자이너. 감성의 영역을 논리의 언어로 통역하며, 개발자와 기획자 사이에서 살아남는 실전 생존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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