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다짐은 잘 지키고 계신가요?
올해 커밋 열심히 해서 연봉 앞자리를 바꾸겠다는 포부, 다들 가지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죄송하지만 찬물을 좀 끼얹어야겠습니다.
여러분이 밤새워 짠 코드가 프로덕션에 배포되기도 전인 1월 6일.
FTSE 100 기업의 CEO들은 이미 여러분의 1년 치 연봉을 다 벌었습니다.
영국 High Pay Centre의 최신 데이터가 이 뼈아픈 현실을 증명했습니다.
데이터 좀 볼까요?
FTSE 100 CEO 평균 연봉: 440만 파운드 (약 75억 원)
평균 근로자 연봉: 3만 9천 파운드 (약 6,700만 원)
배수: 113배
CEO의 시급은 약 230만 원입니다.
여러분이 점심 메뉴 고르느라 고민하는 그 1시간 동안, 그들은 맥북 프로 한 대 값을 법니다.

억울하신가요?
"나는 주말에도 슬랙 알림 켜놓고 사는데, 저 사람은 회의실에서 말만 하잖아"라고 생각하시나요?
감정 빼고, 비즈니스 로직으로 접근합시다.
저는 회의실에서 "제 생각에는 이 기능이 중요해요"라고 말하는 기획자를 제일 싫어합니다.
데이터 없이 감(Feel)으로 승부하려는 태도 때문이죠.
연봉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은 철저하게 ROI(투자 대비 수익) 관점에서 움직입니다.
런던증권거래소(LSE) CEO 줄리아 호겟은 이렇게 말합니다.
"최고의 인재를 잡으려면 이 정도는 줘야 한다."
즉, 기업 입장에서 CEO라는 '상품'의 가격표는 대체 불가능성과 리스크 감수 비용으로 책정된다는 논리입니다.
개발자 한 명이 버그를 내면 핫픽스를 배포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CEO가 전략적 오판을 하면?
수천억 원이 증발하고, 사업부가 해체됩니다.
그 '결정의 무게값'이 113배라는 거죠.
물론, 이 논리에도 허점은 있습니다.
멜로즈 인더스트리(Melrose Industries) 경영진은 1,000억 원 가까이 챙겼고, Bet365의 CEO는 혼자 4,800억 원을 받습니다.
이게 정말 '퍼포먼스'와 비례할까요?
High Pay Centre는 노동조합의 힘이 약해지면서 '협상 레버리지'가 경영진에게 쏠린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결국 연봉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대체하기 힘든가'로 결정됩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클린 코드를 짜도, 그게 비즈니스 임팩트(매출, 유저 확보)로 연결되지 않으면 회사는 여러분을 '비싼 부품'으로 봅니다.
개발자분들, 기획자분들.
언제까지 기능 명세서(Spec)대로 구현만 해주는 '티켓 처리반'으로 남으실 건가요?
단순 기능 구현은 이제 AI가 더 잘합니다. Cursor나 Copilot 써보셔서 아시잖아요.
여러분의 경쟁 상대는 옆자리 동료가 아니라, 생산성 그 자체입니다.
113배의 격차를 줄이는 방법은 딱 하나입니다.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이 버튼 왜 만들어요? 이거 만들면 전환율(CVR) 얼마나 오르는데요?"라고 되물으세요.
내 코드가 회사의 KPI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숫자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안 되면 여러분은 영원히 1월 3일 만에 연봉이 따라잡히는 '평균 근로자' 그룹에 남게 됩니다.
CEO를 욕할 시간에, 내 몸값의 산정 공식을 바꾸세요.
Output(산출물)이 아니라 Outcome(성과)에 집중하십시오.
시장은 냉정합니다.
그리고 그 냉정함이 여러분을 성장시킬 유일한 동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