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말해, 기획자나 개발자 면접을 볼 때마다 답답함을 느낍니다. "어떤 기술 스택을 썼나요?"라고 물으면 신나서 대답하지만, "그래서 그 기술로 회사의 손실을 얼마나 줄였나요?"라고 물으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안일한 '기능 구현' 중심 사고방식을 깨부수기 위해, 미국의 소매 유통업체 타겟(Target)의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단순히 물건 파는 마트가 아닙니다. 이들은 FBI보다 더 뛰어난 포렌식 랩(Forensic Lab)을 운영합니다.
이들이 왜 굳이 막대한 리소스를 들여 범죄 수사 연구소를 만들었을까요? '정의 구현' 때문일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철저한 비즈니스 생존 전략입니다.
1. 10억 달러의 구멍을 막는 기술
타겟(Target)은 2023년 한 해에만 도난으로 약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유통업에서 마진율을 고려할 때, 이는 회사의 존폐를 위협하는 수치입니다.
보통의 기업이라면 "CCTV를 더 늘리자"거나 "보안 요원을 더 배치하자"는 1차원적인 해결책을 냈을 겁니다. 하지만 타겟은 데이터와 기술로 접근했습니다.
2003년, 타겟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자체 포렌식 연구소를 설립합니다.
이곳은 단순한 보안실이 아닙니다. 비디오 증거 분석, 지문 감식,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들이 상주하며 매장 내 절도, 사기, 폭력 사건을 '데이터 단위'로 분해합니다.
2. FBI가 실패한 사건을 해결하는 사기업
이들의 기술력은 놀랍습니다. 단순히 절도범만 잡는 게 아니라, 살인, 방화, 유괴 같은 강력 범죄 해결에도 기여합니다. 심지어 경찰이나 FBI가 기술적 한계로 포기한 사건을 타겟의 연구소가 해결해주기도 합니다.
휴스턴 방화 사건의 사례
- 상황: 편의점 방화 사건 발생. 용의자가 찍힌 CCTV 영상이 있었으나 테이프 손상으로 식별 불가.
- FBI: 영상 복구 실패, 수사 난항.
- Target Forensics Lab: 경찰의 의뢰를 받아 손상된 영상 데이터를 복원, 용의자 얼굴 확보 및 검거 성공.

일개 쇼핑몰이 국가 수사기관보다 더 뛰어난 영상 분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충격적이지 않습니까? 타겟은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기술을 활용한 범죄 수사법'을 교육하기도 합니다.
3.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 (The Why)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타겟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왜 쇼핑몰이 포렌식 랩을 운영하는가?"라는 비즈니스적 맥락입니다.
타겟의 경영진은 도난으로 인한 손실액(Shrinkage)이 시스템 구축 비용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했습니다. 즉, 이 고도화된 랩은 가장 확실한 ROI(투자 대비 효과)를 내는 프로덕트인 셈입니다.
많은 주니어 기획자/개발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습니다.
- "요즘 핫한 AI 기능을 넣어보죠."
- "마이크로서비스(MSA)로 전환하죠."
그 기능을 넣어서 얼마를 벌 수 있는지, 혹은 얼마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지 증명할 수 있습니까? 타겟은 '범인 검거'라는 명확한 KPI를 달성하기 위해 오버 엔지니어링처럼 보이는 포렌식 랩을 구축했고, 실제로 그것이 비즈니스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4. 당신의 프로덕트에는 '포렌식 랩'이 있습니까?
여러분의 서비스에서도 매일 '도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결제 페이지에서 이탈하는 고객 (매출 도난)
- 로딩 속도가 느려 삭제되는 앱 (트래픽 도난)
- 사용하지 않는 레거시 기능 (서버 리소스 도난)
타겟이 흐릿한 CCTV를 픽셀 단위로 복원하듯, 여러분은 로그(Log)를 분석해 고객이 어디서 이탈했는지, 왜 오류가 났는지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합니다.
"그냥 사용자가 줄어든 것 같아요"라는 식의 감(Guestimate)에 의존하는 것은, 범인을 눈앞에 두고도 "그냥 운이 나빴네"라며 보내주는 것과 같습니다.
결론: 집요함이 곧 실력입니다
타겟의 포렌식 랩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집요함'의 산물입니다.
지금 당장 여러분의 대시보드와 에러 로그를 확인하세요. FBI도 포기할 법한 난해한 버그와 이탈률 뒤에,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진짜 범인(Insight)이 숨어 있습니다.
그걸 찾아내지 못한다면, 여러분이 짠 코드와 기획서는 그저 리소스 낭비일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