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프레임워크 탓만 하는 개발자가 성능 한계를 뚫고 살아남는 '로우 레벨' 접근법

무거운 프레임워크 탓만 하는 개발자가 성능 한계를 뚫고 살아남는 '로우 레벨' 접근법

Alex Kim·2026년 1월 6일·3

무거운 프레임워크 뒤에 숨지 않고 성능 한계를 돌파하는 로우 레벨 접근법의 중요성. SQLite 사례를 통해 본 C언어의 위엄과 엔지니어링의 본질을 다룹니다.

솔직히 말해봅시다. 여러분이 어젯밤 겪은 서버 장애, 정말 AWS 인스턴스 성능 문제였습니까? 아니면 겉멋 든 라이브러리를 덕지덕지 붙이다가 메모리 누수(Memory Leak)를 잡지 못한 코드 탓입니까.

"요즘 누가 C언어를 써요? 러닝 커브 높고 생산성 떨어지는데."

주니어 개발자들과 면담할 때 종종 듣는 말입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조용히 SQLite의 아키텍처를 보여줍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배포된 이 데이터베이스 엔진이 왜 2025년인 지금도 고집스럽게 C언어를 유지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평생 '라이브러리 조립공'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겁니다.

화려한 신기술 뒤에 숨겨진, 진짜 엔지니어들이 성능(Performance)과 안정성(Stability)을 위해 선택한 '생존 전략'을 정리해 드립니다.

1. 성능: '이식 가능한 어셈블리'의 위엄

많은 현대 언어들이 "C만큼 빠르다"고 홍보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일반 목적 프로그래밍에서 C보다 빠른 언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언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C는 개발자가 하드웨어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면서도, 동시에 여러 플랫폼으로 이식할 수 있는 '이식 가능한 어셈블리(Portable Assembly)'입니다.

Latency(지연 시간)에 민감한 인프라를 다룬다면 기억하십시오. 추상화 레이어가 두꺼워질수록, 여러분이 제어할 수 없는 오버헤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SQLite가 파일 시스템보다 35% 더 빠른 처리량(Throughput)을 보여줄 수 있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기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불필요한 중간 과정을 모조리 걷어냈기 때문입니다.

2. 호환성: 모든 시스템의 공용어

여러분이 만든 서비스가 안드로이드(Java/Kotlin)에서도 돌고, 아이폰(Swift/Obj-C)에서도 돌아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만약 코어 로직을 Java로 짰다면? 아이폰에서는 돌릴 방법이 막막합니다. 반면 C로 작성된 라이브러리는 지구 상의 거의 모든 시스템에서 호출할 수 있습니다.

Dependency Hell(의존성 지옥) 탈출
현대의 웹 프레임워크들은 'Hello World' 하나 띄우는데 수백 메가바이트의 런타임과 수천 개의 의존성 패키지를 요구합니다. 반면, C로 작성된 SQLite는 표준 C 라이브러리의 극히 일부(memcmp, strcmp 등)만 있으면 돌아갑니다.

이것은 단순히 '가볍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외부 의존성이 적다는 건, 그만큼 잠재적인 버그와 보안 취약점이 줄어든다는 뜻이며, 결과적으로 TCO(총 소유 비용)를 획기적으로 낮춰줍니다.

3. 안정성: "지루함"이 주는 신뢰

엔지니어링에서 '지루하다(Boring)'는 말은 최고의 찬사입니다. C는 오래되었고, 잘 알려져 있으며, 수많은 검증을 거쳤습니다. 언어 스펙이 매년 바뀌어 코드를 뜯어고쳐야 하는 불안정함이 없습니다.

객체지향(OOP)이 아니어서 복잡한 시스템을 못 만든다고요? 객체지향은 '디자인 패턴'이지 언어의 특권이 아닙니다. C로도 충분히 훌륭한 객체지향 설계를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클래스 계층 구조 없이 절차적(Procedural) 코드로 짰을 때, 유지보수가 훨씬 쉽고 실행 속도가 빠른 경우가 현업에서는 비일비재합니다.

4. 왜 Rust나 Go로 다시 짜지 않는가?

이 질문, 저도 꽤 많이 받습니다. "메모리 안전(Memory Safety)을 위해 Rust로 갈아타야 하지 않나요?"

물론 Rust나 Go는 훌륭합니다. 하지만 대규모 인프라 관점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합니다.

  • 숨겨진 분기(Branch)와 성능 저하: 안전한 언어들은 배열 범위 체크 등을 위해 기계어 레벨에서 수많은 분기문을 자동으로 삽입합니다. 이는 CPU의 파이프라인 효율을 떨어뜨리고 성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100% 테스트 커버리지의 어려움: SQLite는 기계어 수준에서 100% 분기 테스트(Branch Coverage)를 목표로 합니다. 언어가 자동으로 삽입한 분기문은 개발자가 제어할 수 없으므로, 완벽한 테스트가 불가능해집니다.
  • OOM(Out of Memory) 처리: 메모리가 부족할 때 Rust나 Go는 보통 프로그램을 종료(Panic/Abort)시킵니다. 하지만 중요한 인프라라면 메모리 부족 상황에서도 죽지 않고 우아하게(Gracefully) 복구해야 합니다. 현재의 안전한 언어들로 이를 구현하기는 매우 까다롭습니다.

마치며: 결국은 '기본기'입니다

Rust가 더 성숙해지고, C가 보여주는 퍼포먼스와 범용성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시점이 온다면 언젠가 SQLite도 재작성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편리한 프레임워크와 라이브러리 뒤에 숨지 마십시오. 화려한 문법보다는 메모리가 어떻게 할당되고 해제되는지, CPU가 분기를 어떻게 예측하는지 고민하십시오.

새벽 3시, 모든 자동화 도구가 실패하고 서버가 멈췄을 때 여러분을 구원하는 건 얄팍한 '사용법' 지식이 아니라, 시스템의 바닥까지 꿰뚫어 보는 '로우 레벨'의 통찰력일 테니까요.

Alex Kim
Alex KimAI 인프라 리드

모델의 정확도보다 추론 비용 절감을 위해 밤새 CUDA 커널을 깎는 엔지니어. 'AI는 마법이 아니라 전기세와 하드웨어의 싸움'이라고 믿습니다. 화려한 데모 영상 뒤에 숨겨진 병목 현상을 찾아내 박살 낼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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