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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웹 에이전시 출신] 악성 클라이언트 참교육용 '킬 스위치' 매뉴얼 공개

[청주 웹 에이전시 출신] 악성 클라이언트 참교육용 '킬 스위치' 매뉴얼 공개

박준혁·2026년 1월 5일·3

청주 웹 에이전시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잔금을 미루는 악성 클라이언트에 대처하는 개발자의 생존 본능과 '킬 스위치'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담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보자마자 소주 한 잔 땡겼습니다.

영국 가구 회사 사이트에 대문짝만하게 걸린 문구 보셨습니까?

"Joseph Smith Furniture는 개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접속하고 싶으면 돈을 내십시오."

:: 개발자가 사이트를 인질로 잡은 겁니다.

통쾌하십니까?
아니면 "직업 윤리가 없다"며 혀를 차셨나요?

저는 웃지 못했습니다.
이건 제 20대 초반, 그 지옥 같았던 시절의 이야기니까요.

청주 웹 에이전시 시절, 제 월급은 150만 원이었습니다.
그마저도 3달 밀리기 일쑤였죠.

사장이 돈을 안 줘서?
아니요. 사장도 "갑"한테 돈을 못 받았으니까요.

SI 바닥, 에이전시 바닥 생리가 그렇습니다.
사이트 오픈 전까지는 "우리 개발자님" 하다가
잔금 치를 때 되면 연락 두절되는 클라이언트들.

--> 이게 현실입니다.

명문대 나와서 네카라쿠배 바로 간 엘리트 주니어들은 모릅니다.
"계약서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면 되잖아요?"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 하지 마세요.
변호사 선임 비용이 못 받은 잔금보다 비쌉니다.
소송 걸면 1년 넘게 걸립니다.
그 사이 우리 같은 '생계형 코더'들은 굶어 죽습니다.

저 영국 개발자가 선택한 방법?
가장 확실하고, 가장 '더러운' 방법입니다.

이른바 [킬 스위치(Kill Switch)].

제가 SI 파견 다닐 때, 고참 프리랜서 형님이 술 취해서 알려준 비기가 있습니다.
"준혁아, 코드는 믿지 마라. 입금 내역만 믿어라."

그 형님이 알려준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복잡한 백엔드 로직? DB 암호화? 다 필요 없습니다.

그냥 자바스크립트 한 줄이면 됩니다.

if (new Date() > '2024-12-31') document.body.style.display = 'none';

약속된 날짜까지 입금이 안 되면
화면을 날려버리는 시한폭탄을 심어두는 거죠.

물론, 지금 제가 있는 조직에서 이런 짓을 하면 바로 징계감입니다.
아마 업계 매장당하겠죠.

하지만 묻고 싶습니다.
개발자의 노동은 왜 항상 후불제입니까?

식당 가서 밥 다 먹고 "소화 잘 되면 나중에 돈 낼게요" 합니까?
그런데 왜 소프트웨어는 "버그 없나 좀 보고 잔금 줄게요"가 통용됩니까?

저 영국 개발자의 행동,
누군가는 '협박'이라고 할 겁니다.

하지만 저는 '생존 본능'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클린 코드? 아키텍처?
돈이 입금되어야 그게 코드지, 입금 안 되면 그냥 텍스트 파일 쪼가리입니다.

저도 야놀자 레거시 청산할 때 숱하게 밤샜습니다.
하지만 그건 회사가 제 가치를 인정해주고 보상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열정'입니다.

보상 없는 열정은 착취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혹시라도 프리랜서거나, 작은 에이전시에서 일하고 있다면 명심하세요.

클라이언트의 "나중에 챙겨줄게"라는 말은
만큼이나 위험한 말입니다.

당신의 코드를 보호할 수 있는 건
계약서 쪼가리가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통제권(Admin) 뿐입니다.

잔금 받기 전까지는 절대,
절대로 서버 접근 권한(Root/Admin)을 다 넘기지 마세요.

그게 당신의 유일한 무기입니다.

개발은 재능의 영역일지 몰라도,
입금은 투쟁의 영역입니다.

오늘 저 영국 개발자를 위해 건배나 해야겠습니다.
저런 '더러운 코드'가 때로는 가장 아름다운 법이니까요.

박준혁
박준혁그로스 엔지니어링 리드

지방대 철학과, 국비지원 출신. 첫 연봉 1,800만 원에서 시작해 유니콘 기업 리드가 되기까지. 코딩 재능은 없지만 생존 본능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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