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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줄의 코드로 다시 배우는 딥러닝의 본질: MyTorch가 주는 교훈

450줄의 코드로 다시 배우는 딥러닝의 본질: MyTorch가 주는 교훈

박지민·2026년 1월 4일·3

450줄의 순수 파이썬 코드로 구현된 MyTorch를 통해 딥러닝 프레임워크의 핵심인 오토그라드와 역전파의 원리를 깊이 있게 파헤쳐 봅니다.

최근 신입 개발자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흥미로운 현상을 마주합니다. 트랜스포머(Transformer) 아키텍처나 최신 LLM(거대언어모델)의 파인튜닝 기법에 대해서는 유창하게 설명하지만, 정작 가장 기초적인 역전파(Backpropagation)의 계산 과정이나 오토그라드(Autograd)가 내부적으로 계산 그래프를 어떻게 형성하는지 물으면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의 추상화 레벨이 높아지면서 개발자들은 편리함을 얻었지만, 동시에 '블랙박스'라는 함정에 빠지기 쉬워졌습니다. 저 또한 과거 복잡한 모델의 그래디언트 소실 문제를 해결하려다 며칠 밤을 지새운 적이 있습니다. 당시 프레임워크 내부를 뜯어보고 나서야, 아주 사소한 연산 순서의 문제가 원인임을 깨닫고 허탈함과 동시에 기본기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PyTorch나 TensorFlow 같은 딥러닝 프레임워크는 수백만 줄의 코드와 C++, CUDA 커널로 이루어진 거대한 성과 같습니다. 이러한 도구는 생산성을 극대화해주지만, 학습 단계에 있는 엔지니어에게는 내부 동작 원리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loss.backward()라는 함수 한 줄이 실행될 때, 메모리 상에서 텐서(Tensor)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미분 계수가 어떤 경로로 전파되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모델 최적화나 커스텀 레이어 구현 시 겉핥기식 해결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기술 부채로 이어지며, 트러블슈팅 비용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원인이 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GitHub에서 화제가 된 'MyTorch'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 450줄의 순수 Python 코드만으로 PyTorch의 핵심 기능인 오토그라드를 구현해냈습니다. 복잡한 C++ 바인딩 없이 오직 NumPy만을 백엔드로 사용하여, 텐서 연산과 동적 계산 그래프(Dynamic Computational Graph) 생성, 그리고 역전파 과정을 명료하게 보여줍니다. 스칼라뿐만 아니라 다차원 텐서의 브로드캐스팅(Broadcasting)을 지원하고, 심지어 고계 도함수(Higher-order derivatives) 계산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코드를 살펴보면 거창한 마법처럼 보였던 딥러닝의 핵심이 사실은 정교하게 설계된 연쇄 법칙(Chain Rule)의 집합임을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 관점에서 MyTorch의 구현 방식은 매우 교육적입니다. requires_grad=True로 설정된 텐서들이 연산에 참여할 때마다, 시스템은 해당 연산의 입출력 관계를 추적하여 그래프 노드를 생성합니다. 이후 역전파 호출 시 이 그래프를 역순으로 순회하며 그라디언트를 누적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PyTorch API와의 유사성을 유지하면서도, 고차 미분을 위해 별도의 복잡한 플래그(create_graph=True 등)를 강제하지 않는 유연함입니다. 물론 GPU 가속이나 분산 학습 같은 프로덕션 레벨의 기능은 없지만, CuPy나 Numba를 활용해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장난감 프로젝트를 넘어, 딥러닝 프레임워크의 아키텍처를 이해하는 훌륭한 교보재 역할을 합니다.

CTO로서 저는 팀원들에게 가끔은 거대한 도구를 내려놓고, 바닥부터 다시 만들어보는 경험을 권장합니다. 450줄의 코드를 정독하는 것은 수천 페이지의 문서를 읽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명확하게 동작 원리를 각인시킵니다. 원리를 아는 엔지니어는 프레임워크가 뱉어내는 에러 메시지의 이면을 볼 수 있고,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모델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AI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지만, 그 기저에 있는 수학적 원리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는 화려한 최신 모델 대신, 이 작고 단단한 코드를 통해 우리가 딛고 선 기반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박지민
박지민AI 솔루션 기업 CTO

논문 속의 정확도(Accuracy)보다 통장 잔고를 지키는 추론 비용(Inference Cost)을 중시하는 생존형 기술 리더입니다. 화려한 데모 뒤에 숨겨진 엔지니어링의 고통과 비즈니스 가치를 냉철하게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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