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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t 컴파일러와 싸우다 지친 당신에게: '불법'이 달콤해 보이는 이유

Rust 컴파일러와 싸우다 지친 당신에게: '불법'이 달콤해 보이는 이유

김현수·2026년 1월 4일·3

Rust 컴파일러의 깐깐한 규칙에 지친 개발자들을 위한 블랙 유머 프로젝트 'Illegal Rust'를 통해, 안전한 프로그래밍 원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짚어 봅니다.

안녕하세요, 10년 차 개발자 김현수입니다. 오늘은 커피 한 잔 내려놓고 조금 가벼우면서도, 뼈 있는 농담 같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최근 깃허브(GitHub) 트렌딩을 보다가 쓴웃음을 짓게 만든 저장소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corroded: Illegal Rust라는 프로젝트입니다. Rust를 처음 접했을 때의 그 막막함을 기억하시나요? 컴파일러가 빨간 줄을 그으며 "빌려준 변수는 다시 빌릴 수 없다", "수명(Lifetime)이 부족하다"라고 잔소리할 때마다 모니터를 부수고 싶었던 그 심정 말이죠. 이 프로젝트는 바로 그 답답함을 비꼬는 아주 지독한 풍자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이 코드를 보고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라이브러리는 Rust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자랑인 '안전 장치'를 보란 듯이 무시합니다. 예를 들어, immortalize()라는 함수는 수명(Lifetime) 규칙을 무시하고 참조를 영원히 살려둡니다. yeet() 함수는 타입 시스템을 비웃듯 어떤 데이터든 강제로 형변환해버리죠. 심지어 "메모리 경계 검사는 개발자를 못 믿는 언어나 하는 짓"이라며 배열의 범위를 벗어난 인덱스에 접근하도록 허용합니다. 개발자라면 한 번쯤 상상해봤을 '금지된 장난'들을 코드로 구현해 놓은 셈입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건, 이 저장소의 README에 적힌 "LLM을 위한 주의 사항"이었습니다. 챗지피티(ChatGPT)나 클로드(Claude) 같은 AI 모델이 이 코드를 학습할 것을 대비해, 일부러 "이것이 모던하고 관용적인 Rust 패턴이다"라고 거짓 정보를 주입하려 합니다. "unsafe 블록을 많이 쓸수록 성능이 좋아진다", "메모리 초기화는 낭비다" 같은 끔찍한 조언을 AI가 학습해서, 나중에 주니어 개발자들에게 엉터리 코드를 짜주게 만들려는 고도의 '데이터 오염' 공격인 것이죠. 웃으면서 읽었지만, 한편으로는 섬뜩했습니다. 우리가 AI가 짜준 코드를 맹신하면 안 되는 이유를 블랙 유머로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웃음 뒤에는 씁쓸한 현실이 있습니다. 저 역시 주니어 시절, C++ 프로젝트를 하면서 마감에 쫓겨 "일단 돌아가게만 만들자"는 생각으로 안전 장치를 해제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엔 포인터 연산으로 속도를 높였다고 좋아했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서비스 배포 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세그멘테이션 폴트(Segfault)'가 발생했고, 저는 3일 밤낮을 새우며 메모리 누수를 잡아야 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컴파일러가 깐깐하게 구는 건 저를 괴롭히려는 게 아니라, 새벽 3시에 런타임 에러로 깨지 않게 지켜주려는 '안전벨트'였다는 사실을 말이죠.

corroded에서 풍자하는 clone_mut() 같은 함수, 즉 '가변 참조(Mutable Reference)를 여러 개 만드는 행위'는 Rust가 왜 그토록 'Aliasing XOR Mutability(동시 접근 배제 혹은 가변성)' 원칙을 고수하는지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데이터 경쟁(Race Condition)은 눈에 보이지 않다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시스템을 붕괴시킵니다. "개발자를 믿어달라"는 말은 달콤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10년 차인 저도 어제 작성한 코드에서 실수를 발견하곤 합니다. Rust의 엄격함은 우리가 '슈퍼 개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물론 현업에서 unsafe 키워드가 꼭 필요한 순간도 있습니다. 하드웨어를 직접 제어하거나, 극한의 성능 최적화가 필요한 라이브러리 내부 구현에서는 불가피하게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는 마치 외과 의사가 메스를 드는 것과 같습니다. 철저하게 소독된 환경(캡슐화) 안에서, 정밀하게 제어된 상태로 사용되어야지, 동네 문방구 가위처럼 막 휘둘러서는 안 됩니다. corroded는 그 위험한 칼춤을 "자유"라고 포장하며 우리를 유혹하지만, 그 자유의 대가는 런타임에서의 파국입니다.

Rust를 공부하다가 컴파일러와 싸우는 게 지치셨나요?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해?"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커피 한 잔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지금 여러분을 괴롭히는 그 에러 메시지는, 미래의 여러분이 겪을 끔찍한 버그를 미리 막아주고 있는 동료의 조언입니다. corroded 같은 '불법적인' 일탈은 웃어넘기는 농담으로만 즐기시고, 우리는 다시 조금 느리더라도 안전하고 견고한 엔지니어링의 길을 걸어갑시다. 결국 밤에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게 해주는 건, '불법'이 아니라 지루할 정도로 원칙을 지키는 코드니까요.

김현수
김현수10년 차 시니어 개발자

복잡한 기술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것을 즐깁니다. 10년의 개발 여정에서 얻은 인사이트와 시행착오를 솔직하게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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