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gentic Self: Parallels Between AI and Self-Improvement

The Agentic Self: Parallels Between AI and Self-Improvement

Poooling·2026년 1월 7일·3

8년 차 개발자가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통해 깨달은 '일하는 기본기'에 대한 고찰. 기록, 생각의 과정, 그리고 페르소나의 중요성을 다룹니다.

제목

AI 에이전트가 8년 차 개발자에게 다시 가르쳐준 '일하는 기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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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야생형 개발자'로 7년을 보내고 최근 이름만 대면 알 법한 대기업으로 이직했을 때, 저는 일종의 '문화 충격'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는 배포 스크립트가 꼬이면 바로 서버에 SSH로 붙어 빔(Vim)으로 수정하고 핫픽스를 날리는 게 능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달랐습니다. 코드 한 줄을 고치기 위해 수많은 문서 작업과 리뷰, 그리고 승인 절차가 필요했죠. 처음엔 이 과정이 답답하고 비효율적이라 느꼈습니다. "개발자는 코드로 말해야지, 무슨 글쓰기 시간이 이렇게 길어?"라고 투덜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AI 기술 트렌드, 특히 2025년을 강타하고 있는 '에이전트(Agent)' 시스템의 발전 과정을 지켜보며 저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AI에게 더 복잡한 일을 시키기 위해 온갖 최신 공학 기법을 쏟아붓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뜯어놓고 보면 그 원리는 놀랍게도 '가장 인간적인 자기계발 조언'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지점은 '기록(Writing)'의 중요성입니다.
스타트업 시절, 저는 제 머리를 과신했습니다.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도 머릿속 램(RAM)에 올려두고 코딩했죠. 하지만 트래픽이 터지고 로직이 꼬이기 시작하면, 제 머릿속 '유한 오토마타(Finite Automata)'는 금방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결국 롤백을 하며 식은땀을 흘려야 했죠.
최근의 LLM(거대언어모델)들도 똑같습니다. 아무리 똑똑한 모델이라도 한 번에 복잡한 연산을 시키면 환각(Hallucination)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엔지니어들은 AI에게 '스크래치패드(Scratchpad)'를 쥐여줍니다. 계산하기 전에 중간 과정을 글로 적게 하는 것이죠. 튜링상 수상자 마누엘 블럼이 "글쓰기 없이 우리는 유한한 존재지만, 글을 쓰면 튜링 머신의 힘을 갖게 된다"고 말한 것처럼, AI조차도 외부 메모리(종이)에 맥락을 오프로드해야만 복잡한 문제를 풉니다. 저 또한 이곳에서 아키텍처 문서(RFC)를 쓰며 뼈저리게 느낍니다. 기록은 귀찮은 요식행위가 아니라, 제 뇌의 용량을 확장하는 '외장 하드'라는 사실을요.

두 번째는 '생각의 과정(Chain of Thought)'입니다.
주니어 시절, 저는 기획서가 나오자마자 IDE부터 켰습니다. 속도가 생명이라 믿었으니까요. 하지만 결과는 잦은 버그와 누더기 같은 레거시 코드였습니다.
요즘 화제가 된 DeepSeek 같은 모델들을 보면, 답변을 내놓기 전에 '내부 독백(Internal Monologue)' 과정을 거칩니다. "잠깐, 이 가정이 맞나?", "이 방식은 비효율적인데?"라며 스스로 되묻는 과정을 텍스트로 생성합니다. AI조차 코드를 짜기 전에 '생각'을 하는데, 사람이 바로 키보드부터 두드려서야 되겠습니까. 이제 저는 Cursor나 Claude를 켜기 전에, 노트에 로직의 흐름을 먼저 적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멈춤'의 시간이 결코 낭비가 아님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페르소나(Persona)'의 힘입니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던 시절엔 코드 퀄리티보다 기능 구현이 우선이었습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 시스템은 '설계자(Architect)', '엔지니어(Engineer)', '비평가(Critic)' 역할을 맡은 여러 모델이 서로 협업할 때 기하급수적으로 좋은 성과를 냅니다.
이전엔 귀찮게만 여겨졌던 PR(Pull Request) 리뷰가 바로 이 과정이었습니다. 제가 작성한 코드에 대해 팀원들이 보안 담당자, 성능 최적화 담당자, 도메인 전문가라는 각각의 '페르소나'를 쓰고 비평을 해줄 때, 제 코드는 비로소 단단해졌습니다. 스스로 코드를 짤 때도 "지금 나는 해커다"라고 최면을 걸고 내 코드를 공격해 보는 시뮬레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우리는 지금 AI가 사람을 대체할까 봐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AI는 지금 '일을 가장 잘하는 인간의 방식'을 배우고 있습니다. 적고(Write), 생각하고(Reason), 다양한 관점으로 검토하는(Role-play) 것 말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 듯합니다. 화려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술보다 중요한 건, 어쩌면 우리가 잊고 지냈던 이 투박한 '기본기'일지도 모릅니다. 막막한 프로젝트 앞에 서 계신가요? 그렇다면 AI처럼 해보세요. 일단 적고,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다른 사람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세요. 8년 차 개발자가 숱한 삽질 끝에 얻은, AI가 증명해 준 생존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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