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slow death of scaling

On the slow death of scaling

Poooling·2026년 1월 7일·3

거대 모델의 환상에서 벗어나 효율과 디테일로 승부하는 AI 시대 생존 전략. 사라 후커의 논문을 통해 본 스케일링의 한계와 실전 엔지니어링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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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5가 다 해결해 주겠지"라는 환상을 버리고, AI 과도기에서 살아남는 실전 전략

8년 차 개발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기술의 변화 속도는 무섭습니다. 특히 최근 사라 후커(Sara Hooker)의 '스케일링의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On the slow death of scaling)'이라는 논문을 읽고 나서는 꽤나 복잡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데이터 때려 넣고 모델 사이즈 키우면 장땡"이라는 공식이 AI 업계의 진리처럼 통했으니까요. 사실 저 역시 백엔드 개발을 하면서 비슷한 착각에 빠져 살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서버가 느려? 인스턴스 사양 올려!"라고 외치며 문제를 돈으로 덮으려 했던, 그 치기 어린 시절 말입니다.

스타트업 재직 시절, 블랙 프라이데이 이벤트를 앞두고 트래픽 급증이 예상되던 때였습니다. 저는 코드 내부의 비효율성을 파고들기보다, 단순히 AWS EC2 인스턴스 타입을 두 단계나 올리고 RDS 용량을 무작정 늘리는 '스케일업(Scale-up)'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게 가장 빠르고 안전한 해결책이라고 믿었거든요.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의 병목은 쿼리 튜닝 없이는 하드웨어 스펙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였고, 결국 이벤트 당일 서비스는 간헐적인 502 Bad Gateway를 뿜어냈습니다. 그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무조건적인 확장이 능사가 아니며, 리소스의 효율적인 배분 없는 스케일링은 그저 비용 낭비일 뿐이라는 것을요.

사라 후커의 논문도 정확히 이 지점을 꼬집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더 큰 모델, 더 많은 데이터가 곧 혁신"이라는 단순한 공식에 갇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학계는 소외되었고, 거대 테크 기업의 연구소들만이 막대한 자본으로 'GPU 태우기' 경쟁을 해왔죠. 하지만 이제 그 '무지성 스케일링'의 효율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단순히 컴퓨팅 파워를 더 쏟아붓는다고 해서 예전만큼의 드라마틱한 성능 향상이 보장되지 않는 시점이 온 것입니다. 마치 제가 레거시 코드를 리팩토링하지 않고 서버 대수만 늘리다가 운영 비용 폭탄을 맞았던 것처럼, AI 모델링 분야에서도 이제는 '효율'과 '새로운 구조'를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현업 개발자들은 이 변화 앞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저는 최근 팀 내에서 사내 문서를 검색하는 챗봇을 만들면서 이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최신형, 최고 성능의 거대 모델(예: GPT-4나 Claude 3 Opus 등)만 고집했습니다. 하지만 비용은 치솟았고 응답 속도는 느렸습니다. 그래서 방향을 틀었습니다. 무작정 큰 모델을 쓰는 대신, 도메인에 특화된 '작은 모델(SLM)'을 도입하고 RAG(검색 증강 생성) 파이프라인을 정교하게 다듬는 데 집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 정확하고 빠른 응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Cursor 같은 AI 에디터를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작정 전체 프로젝트 코드를 AI에게 던져주는 게 아니라, 필요한 컨텍스트만 핀셋처럼 집어내어 제공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스케일'이 아닌 '디테일'로 승부하는 생존 방식입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크고 강력한 도구'를 가진 사람이 이기는 게 아니라, 주어진 자원을 얼마나 '영리하게 조합하느냐'가 개발자의 실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AI 모델의 스케일링이 주춤한다고 해서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맹목적인 거대화의 환상에서 벗어나, 진짜 엔지니어링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니까요. 컴퓨팅 자원이든 AI 모델이든 결국 도구일 뿐입니다. 그 도구를 쥐고 있는 우리의 손끝에서, 그리고 치열한 고민 속에서 진짜 비즈니스 가치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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