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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oling·2026년 1월 7일·3

2025년, 쿠키 배너를 띄우는 것이 왜 비즈니스적 손실이자 기술적 부채인지, 그리고 프라이버시 중심의 대안을 통해 성능과 신뢰를 모두 잡는 방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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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쿠키 배너를 띄우는 순간 당신의 서비스는 이미 도태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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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스타트업에서 야생마처럼 구르던 시절의 저는 '개인정보보호'를 그저 귀찮은 규제 덩어리로만 여겼습니다. 서비스 배포일은 다가오는데 법무 검토니 GDPR이니 하는 용어들이 튀어나오면 머리부터 아팠으니까요. 당시 제가 선택했던 가장 쉬운 해결책은 남들이 다 하는 대로 '쿠키 동의 배너' 라이브러리 하나를 툭 던져놓는 것이었습니다. "이거 달아놨으니 법적으로 문제없죠?"라며 스스로 위안 삼았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최근 네임드 기업으로 이직해 대규모 트래픽을 감당하고, 동시에 사용자 경험(UX) 최적화를 고민하면서 그 안일했던 생각이 얼마나 큰 기술적 부채이자 비즈니스적 손실이었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습관적으로 웹사이트 대문에 그 거추장스러운 팝업을 띄우는 걸까요. 대부분의 개발자나 기획자는 "법이 시키니까"라고 대답할 겁니다. 하지만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사용자를 '추적(Tracking)'하고 있기 때문에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제가 겪었던 황당한 에피소드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전 직장에서 페이지 로딩 속도가 느리다는 CS가 빗발쳐 리소스 최적화 작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온갖 코드를 미니파이(Minify)하고 이미지를 경량화했지만, 정작 범인은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마케팅 팀의 요청으로 무비판적으로 심어둔 Google Analytics(GA), Meta Pixel, Hotjar 같은 서드파티 스크립트들이 메인 스레드를 잡아먹고 있었던 겁니다. 더 우스운 건, 그 무거운 스크립트를 합법적으로 돌리기 위해 또 다른 무거운 '쿠키 동의 관리 도구(CMP)'를 로딩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사용자는 우리 서비스에 들어오자마자 화면을 가리는 배너를 치워야 했고, 그 과정에서 소중한 첫인상은 망가졌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핵심은 '필수 쿠키'와 '추적 쿠키'의 구분입니다. 로그인 세션을 유지하거나 장바구니 기능을 위한 쿠키는 '기능 수행에 필수적'이므로 동의 배너가 필요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건 사용자의 행동을 끈질기게 따라다니며 프로필을 수집하는 서드파티 추적기들입니다. 즉, 우리가 사용자를 몰래 감시하지 않는다면 그 성가신 배너를 띄울 이유도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법적인 측면을 보더라도 GDPR이나 미국의 CCPA 같은 규제는 '무조건 배너를 띄우라'고 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추적 행위에 대해 동의를 받으라'고 할 뿐입니다. 실제로 최근 기술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감시 자본주의'식 도구들을 걷어내자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저 역시 최근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GA를 걷어내고 Fathom Analytics나 Plausible 같은 프라이버시 중심의 분석 도구를 도입해 보았습니다. 이들은 쿠키를 사용하지 않고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트래픽 인사이트를 충분히 제공합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쿠키 배너를 제거하자 사용자 이탈률(Bounce Rate)이 눈에 띄게 줄었고, 불필요한 스크립트 호출이 사라지니 페이지 성능 점수(Lighthouse)도 치솟았습니다. 폰트나 스크립트를 CDN이 아닌 자체 호스팅(Self-hosting)으로 전환하면서 외부 의존성을 줄인 것도 주효했습니다. 단순히 법적 리스크를 피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한다'는 메시지 자체가 브랜드의 경쟁력이 된 것입니다.

물론 마케팅 팀이나 경영진을 설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들은 습관적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원하니까요. 하지만 8년 차 개발자로서 확신하건대, 쓰지도 않는 방대한 데이터를 쌓아두기 위해 서비스의 속도와 신뢰를 희생하는 건 하수나 하는 짓입니다. "이 스크립트가 정말 비즈니스에 필수적인가요?"라고 되물으며, 더 가볍고 윤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 엔지니어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여러분의 서비스 코드를 한번 들여다보세요. 관성적으로 붙여넣은 추적 스크립트 때문에, 굳이 필요 없는 사과문 같은 배너를 사용자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2025년의 웹은 감시가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기술적 편의성 뒤에 숨어 사용자의 불편을 당연시했던 지난날의 저를 반성하며, 여러분은 조금 더 과감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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