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AWS 엔지니어가 말하는 국가 단위 '킬 스위치' 작동 원리와 Starlink의 한계

전직 AWS 엔지니어가 말하는 국가 단위 '킬 스위치' 작동 원리와 Starlink의 한계

James·2026년 1월 9일·2

전직 AWS 엔지니어의 시각으로 분석한 이란의 국가 단위 인터넷 차단 원리와 위성 인터넷 Starlink의 기술적 한계, 그리고 데이터로 본 사회적 변화 양상.

지금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단순한 시위 뉴스가 아닙니다.

SRE(사이트 신뢰성 엔지니어) 관점에서 보면, 이건 거대한 시스템 장애이자 의도된 가용성(Availability) 0% 사건입니다.

2026년 1월 8일, 이란의 특정 지역에서 유선 전화와 인터넷이 동시에 끊겼습니다.

우리는 서버 한 대만 죽어도 새벽 3시에 PagerDuty 알람을 받고 뛰어나갑니다.

그런데 국가 전체의 백본망 트래픽이 증발했습니다.

이건 실수로 케이블을 자른 게 아닙니다.

철저하게 계산된 '트래픽 셰이핑(Traffic Shaping)'이자, 물리적 레이어(L1)에서의 차단입니다.

엔지니어 여러분, '국가 단위 인터넷 차단'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기술적으로 상상해 보셨나요?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레벨에서 라우팅 테이블을 조작하거나, BGP(Border Gateway Protocol) 경로를 철회(Withdraw)해 버리는 겁니다.

DNS 레벨에서 외부 접속을 차단하는 건 애교 수준이죠.

이란 정부는 지금 외부와의 연결을 끊고, 내부 인트라넷(National Information Network)만 남겨두려 합니다.

말하자면, 거대한 '프라이빗 서브넷(Private Subnet)'에 국민들을 가두는 셈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기술적 쟁점이 등장합니다.

바로 일론 머스크와 Starlink입니다.

기사를 보면 활동가들이 "Starlink를 배치해 인터넷을 복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처럼 버튼 하나 누른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위성 인터넷은 지상국(Ground Station)이나 사용자 터미널(Dish)이 필수적입니다.

하드웨어(Hardware)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세관이 통제되는 나라에 수천 개의 위성 접시를 어떻게 반입할까요?

반입한다 해도, 전파를 송출하는 순간 사용자의 위치가 삼각측량으로 노출될 위험(Security Risk)은 어떻게 할까요?

기술적 낭만과 현실의 운영(Operation) 사이에는 이렇게 거대한 간극이 존재합니다.

제가 이 뉴스에서 주목한 또 다른 포인트는 '로그 분석(Log Analysis)'입니다.

Iran International이라는 매체가 시위 현장의 영상 463개를 분석했습니다.

마치 우리가 서버 로그를 긁어 모아 에러 패턴을 분석하듯이 말입니다.

그들이 분류한 '구호(Slogan)'의 변화 양상이 소름 끼치도록 시스템적입니다.

Day 1: "상인들이여 도와달라" (경제적 요청, Latency 증가 경고)

Day 2: "가게 문을 닫아라" (서비스 중단, Shutdown)

Day 10: "Pahlavi가 돌아올 것이다", "독재자에게 죽음을" (시스템 전복, Legacy 교체 요구)

처음에는 단순한 버그 리포트(경제난)였던 것이, 불과 열흘 만에 아키텍처를 갈아엎으라는 요구(정권 교체)로 진화했습니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91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이 로그들은, 현재 시스템(이슬람 공화국)이 더 이상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레거시 코드를 붙들고 억지로 트래픽을 막으려 하면 어떻게 되나요?

결국 Out of Memory로 서버가 뻗어버립니다.

지금 이란이라는 시스템은 억압이라는 리소스를 다 썼습니다.

엔지니어로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명확합니다.

첫째, 물리적 연결의 소중함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당연하게 ping 8.8.8.8을 날릴 수 있는 건 엄청난 자유입니다.

둘째, 근본 원인 분석(RCA) 없는 미봉책은 통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인터넷을 끊어 눈과 귀를 막는 건, 에러 로그가 보기 싫다고 모니터링 대시보드를 꺼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고 장애가 사라지나요? 아니요, 백그라운드에서 더 크게 터질 뿐입니다.

Starlink가 기술적 난제를 뚫고 이란에 접속 경로를 열어줄 수 있을지, 저는 회의적이면서도 한편으론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강제로 차단된 트래픽은 결국 다른 경로를 찾아낸다는 사실입니다.

그게 네트워크의 본질이고, 사람의 본능이니까요.

오늘도 안전한 배포 하시길 바랍니다.

James
James실리콘밸리 15년차 Staff SRE

연봉 3억과 캘리포니아의 햇살, 그리고 공황장애. 화려한 빅테크 간판 뒤에 가려진 '생존의 청구서'를 정산해드립니다. 기술적 탁월함만큼 중요한 건 엔지니어로서의 지속 가능성임을 병상에서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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