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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는 절대 나오지 않는, 가장 솔직하고 매운맛 엔지니어링 조언

교과서에는 절대 나오지 않는, 가장 솔직하고 매운맛 엔지니어링 조언

김현수·2026년 1월 4일·3

교과서적인 조언에서 벗어나 실전 엔지니어링의 현실을 꿰뚫는 '매운맛' 조언을 담은 전자책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현실적인 통찰과 공감을 얻어보세요.

개발자로 일하다 보면 책상 위에 두꺼운 기술 서적들이 하나둘 쌓이기 마련입니다. '클린 코드'니 '리팩터링'이니 하는 고전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정갈하고 완벽한 세계를 보여줍니다. 그 책 속의 세상에서는 모든 변수명이 명확하고, 함수는 한 가지 일만 하며, 아키텍처는 수정처럼 맑고 투명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는 모니터 속 현실은 어떤가요. 10년 전 퇴사한 선배가 남기고 간 스파게티 코드, 비즈니스 요건 때문에 덕지덕지 붙은 예외 처리, 그리고 금요일 오후 5시에 터지는 원인 모를 버그들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최근 깃허브를 둘러보다가 아주 흥미로운 전자책 프로젝트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Naughty-Words-Every-Programmer-Should-Know, 직역하자면 '모든 프로그래머가 알아야 할 짓궂은 단어들' 정도가 되겠네요. 이 프로젝트의 작성자는 서문에서부터 아주 도발적인 화두를 던집니다. 대부분의 프로그래밍 조언들이 지나치게 세탁되어 있고(Over-sanitized), 너무 추상적이며(Over-abstracted), 실제 전쟁터 같은 현장에서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Under-tested)는 것입니다. 솔직히 이 문장을 읽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우리가 겪는 고통은 교과서적인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이 무료 전자책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소프트웨어 개발 원칙들을 조금은 거칠고, 약간은 NSFW(후방주의)한 약어들로 재포장해 설명합니다. 단순히 욕설을 섞어 재미를 주려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저자는 이를 '기억에 남게 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뇌과학적으로도 우리는 밋밋하고 점잖은 정보보다, 충격적이거나 웃기거나 혹은 조금 불편한 감정이 섞인 정보를 훨씬 더 오래 기억합니다. "변수명을 명확히 지으세요"라는 조언보다, 엉망인 변수명 때문에 주말을 날린 선배의 육두문자 섞인 한탄이 더 뼈에 사무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책의 구성은 꽤 알찹니다. 단순히 용어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엔지니어링 원칙에 대한 가식 없는 설명과 컨퍼런스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생생한 '워스토리(War Stories)'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소위 '모범 사례(Best Practices)'라고 불리는 것들이 어떻게 프로젝트를 조용히 망가뜨리는지에 대한 솔직한 견해입니다. 주니어 개발자에게는 치명적인 실수를 피하는 법을, 프로세스에 갇혀 허우적대는 허리급 개발자에게는 현실적인 조언을, 그리고 지친 시니어들에게는 씁쓸한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구조입니다.

개발자로서 연차가 쌓이면서 느끼는 건, 기술적인 정답보다 '상황에 맞는 판단'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이 책이 표방하는 'No-BS(헛소리 없는)' 태도는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듭니다. 우리는 때로 지나치게 공손하고 학구적인 태도로 문제를 대하려다 오히려 본질을 놓치곤 합니다. 코드가 엉망일 때는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라고 점잖게 말하기보다, 이 코드가 불러올 재앙에 대해 적나라하게 경고하는 것이 팀을 구하는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동료에게 직접 거친 말을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다루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할 때, 때로는 날 것 그대로의 직관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PDF와 ePub 형태로 무료로 배포되고 있으며, CC-BY-4.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 영문으로 되어 있지만, 개발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용어와 상황들이라 읽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겁니다. 오늘 하루, 꽉 막힌 이슈 해결이나 끝나지 않는 회의로 지쳐 있다면 커피 한 잔과 함께 이 '매운맛' 가이드를 일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기술 블로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 냄새 사는 거친 위로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코딩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가끔은 우리에게도 점잖은 조언보다는 시원한 뒷담화 같은 진실이 필요하니까요.

김현수
김현수10년 차 시니어 개발자

SI의 척박한 땅에서 시작해 빅테크의 대규모 트래픽까지 경험한 생존형 개발자입니다. '화려한 기술'보다 '퇴근을 보장하는 안정성'을 신봉하며, 주니어들의 삽질을 방지하기 위해 펜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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