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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썰] 정적 HTML 페이지 하나 만들고 2,000만 원 청구한 썰 (Feat. 대기업의 맛)

[개발자 썰] 정적 HTML 페이지 하나 만들고 2,000만 원 청구한 썰 (Feat. 대기업의 맛)

김현수·2026년 1월 4일·3

정적 HTML 페이지 하나로 2,000만 원을 청구한 전설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프리랜서 개발자가 알아야 할 비즈니스와 계약, 커뮤니케이션의 가치를 알아봅니다.

안녕하세요, 10년 차 개발자 김현수입니다.

오늘은 제 이야기는 아니고, 해외 개발 커뮤니티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아주 흥미로운 '꿀잼' 에피소드를 하나 가져왔습니다.

제목부터 자극적이죠? HTML 페이지 하나 만들고 2,000만 원($18k)을 청구했다니.

"아니, 무슨 HTML에 금칠이라도 했나?" 싶으실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거든요.

하지만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프리랜서나 SI 프로젝트를 뛰시는 분들은 무릎을 탁 치며 공감하실 거고, 주니어 분들은 "와, 이런 세계도 있구나" 하며 눈이 번쩍 뜨이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와 '커뮤니케이션'의 승리입니다.

그럼, 커피 한 잔 딱 준비하시고 들어보세요.


급해요, 아주 급해요!

주인공은 프리랜서 개발자입니다.

평소처럼 짧고 굵게 일하고 치고 빠지는 '단기 프로젝트'를 선호하는 분이었죠.

어느 날, 모 대기업 매니저에게 다급한 연락이 옵니다.

"개발자가 도망갔어요! 지금 당장 투입돼서 불을 꺼줄 소방수가 필요합니다!"

"조건은 간단해요. 이 프로젝트 기간 동안 우리 회사 일만 전담(Exclusive) 해주세요. 보상은 넉넉히 챙겨드립니다."

자, 여기서 개발자의 촉이 발동합니다.

요구사항을 딱 보니, 정적 HTML 페이지 하나 만드는 겁니다.

약간의 애니메이션, 비디오 몇 개 들어가는 랜딩 페이지 수준이었죠.

솔직히 하루면 끝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짬밥이 좀 되는 우리 주인공, 보수적으로 견적을 잡습니다.

"20시간 걸립니다. 견적은 $1,500(약 170만 원)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몰랐을 겁니다. 이 프로젝트가 어떤 괴물이 될지 말이죠.


출근 첫날: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계약 조건에 따라 클라이언트의 위성 오피스로 출근을 했습니다.

비밀의 문을 통과해 들어간 사무실, 새 맥북 프로를 지급받습니다.

보통 프리랜서는 자기 장비를 쓰는데, 보안 때문에 꼭 회사 장비를 쓰라고 하더군요.

첫날은 뭐 했냐고요?

툴킷 다운로드, 이메일 설정, SSH 키 등록...

하루 종일 '환경 설정'만 하다가 끝났습니다.

자, 벌써 견적 낸 20시간 중 8시간이 날아갔습니다.


2주 차: 기다림의 미학?

본격적으로 코딩을 하려고 매니저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작업 준비 완료. 디자인 에셋(이미지, 폰트 등) 주세요."

답장이 없습니다.

그냥 기다렸습니다.

점심시간엔 직원들이랑 맛있는 밥도 먹고, 수다도 떨었죠.

매니저는 아주 느긋하고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처음 전화했을 때의 그 '다급함'은 온데간데없었죠.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에셋 파일이 도착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파일을 열었는데...

일러스트레이터 파일(AI)인데 맥북에서 안 열립니다.

폰트 파일은 누락됐고요.

다시 메일을 보냈습니다. "파일이 안 열려요. 다시 확인 좀..."


참조(CC) 지옥에 빠지다

여기서부터 진정한 '대기업의 맛'이 시작됩니다.

담당자는 답장 대신 다른 사람을 참조(CC)에 넣습니다.

"Alex가 알 거야." -> Alex 소환.

"Steve가 알 거야." -> Steve 소환.

"디자이너 Michelle이 아는데, 걔 휴가 갔어." -> Michelle 부재중 자동 응답.

Michelle의 매니저가 등판합니다. "근데 Ibrahim(주인공)이 누구세요?"

졸지에 자기소개 타임이 시작됩니다.

프로젝트는 산으로 가고, 주인공은 '이메일 고고학자'가 되어 수신함만 파헤치게 됩니다.


7주 후: $1,500 vs $18,000

그렇게 20시간짜리 프로젝트는 7주가 걸렸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코드를 완성해서 깃허브(GitHub)에 올렸죠.

그런데 갑자기 '코드 리뷰' 미팅이 잡힙니다.

주인공은 쫄았습니다.

"고작 HTML 페이지 하나 만들었는데, 전체 팀이 모여서 나를 조리돌림 하려나?"

잔뜩 긴장한 채 들어간 화상 회의.

사람 1: "야, 저거 스폰서 페이지 누가 했어?"

사람 2: "어, 다 된 것 같은데?"

사람 1: "오케이, 오늘 밤에 배포해."

끝.

허무하죠?

자, 이제 정산의 시간입니다.

원래 견적은 $1,500이었습니다.

하지만 7주 동안 이 회사에 묶여 있었잖아요? (전속 계약 조건 기억하시죠?)

$1,500를 7주로 나누면 시급 $5 꼴입니다. 편의점 알바보다 못하죠.

주인공은 고민 끝에, 계약서 조항을 다시 확인합니다.

그리고 청구서를 보냈습니다.

청구 금액: $18,000 (약 2,400만 원)


왜 이 금액이 가능했을까?

주인공이 사기를 친 걸까요? 아닙니다.

그는 '주 단위(Weekly)'로 계약을 갱신하는 조항이나, '대기 시간'에 대한 비용을 명확히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1. 내 시간은 공짜가 아니다 (Resource is Money)

개발자가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간만 업무 시간이 아닙니다.

피드백을 기다리는 시간, 엉뚱한 메일에 답장하는 시간, 회의에 불려 다니는 시간...

이 모든 게 여러분의 '리소스'입니다.

프리랜서 계약을 할 때, 단순히 "결과물 당 얼마"로 계약하면 이런 상황에서 피를 봅니다.

기간제(Time & Material) 계약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죠.

2.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무시하지 마라

대기업이나 큰 조직일수록 코딩보다 '소통'에 들어가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이 주인공은 그 비용을 클라이언트에게 정당하게 청구한 겁니다.

자신이 일을 안 해서 늦어진 게 아니라, 회사의 프로세스 때문에 늦어졌으니까요.

3. 계약서는 꼼꼼하게

"전속으로 일해주세요"라는 말은, 반대로 말하면 "그 기간 동안 내 생계를 책임져라"는 뜻입니다.

주인공이 만약 처음에 겁을 먹고 $1,500만 받고 끝냈다면?

그는 7주라는 시간을 낭비하고 억울해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당당하게 청구했고, 회사는 군말 없이 지급했습니다.

왜냐고요?

그 회사 입장에서 $18,000은 프로젝트 지연으로 인한 리스크보다 훨씬 싸게 먹히는 비용이었을 테니까요.


마무리하며

개발자로서 우리는 종종 기술적인 난이도로만 업무의 가치를 판단하려 합니다.

"HTML 짜는데 무슨 2천만 원이야?"라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가격은 '문제 해결의 가치''투입된 시간'으로 결정됩니다.

이 에피소드는 단순한 '꿀 빠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신의 노동 가치를 어떻게 보호하고, 전문가로서 어떻게 대우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아주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혹시 지금 클라이언트의 연락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이건 청구 못 하겠지?"라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당당해지세요. 여러분의 대기 시간도 소중한 기술료입니다.

오늘도 버그 없는 하루, 그리고 제값 받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김현수
김현수10년 차 시니어 개발자

SI의 척박한 땅에서 시작해 빅테크의 대규모 트래픽까지 경험한 생존형 개발자입니다. '화려한 기술'보다 '퇴근을 보장하는 안정성'을 신봉하며, 주니어들의 삽질을 방지하기 위해 펜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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