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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없이 떠나는 코딩 여행: 주머니 속 6명의 AI 개발자와 협업하는 법

노트북 없이 떠나는 코딩 여행: 주머니 속 6명의 AI 개발자와 협업하는 법

김현수·2026년 1월 4일·3

노트북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6명의 AI 에이전트와 협업하며 개발하는 혁신적인 비동기 개발 환경과 그 구축 방법을 소개합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개발자로서 제 가방은 늘 무거웠습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서버 장애나 급한 버그 수정 요청 때문에, 휴가를 갈 때조차 고성능 노트북과 어댑터를 챙겨야 했으니까요. "개발자는 키보드 앞에 앉아 있어야 일을 하는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이 지난 10년 동안 저를, 그리고 우리 모두를 책상 앞에 묶어두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최근 흥미로운 기술 아티클 하나를 읽고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노트북도, 데스크탑도 없이 오직 스마트폰 하나로, 그것도 동시에 6개의 개발 작업을 병렬로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오늘은 그 '주머니 속 개발 환경'에 대해 커피 한 잔 하듯 편하게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직접 코드를 치는 것'에서 'AI에게 일을 시키고 관리하는 것'으로의 전환입니다. 2026년의 개발 환경을 다룬 원문을 보면, 작성자는 아이폰에서 Termius라는 터미널 앱을 켜고 클라우드에 있는 가상 머신(VM)에 접속합니다. 여기까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원격 접속 풍경이죠. 하지만 놀라운 건 그 다음입니다. 그는 스마트폰 화면의 좁은 키보드를 두드려 코딩하지 않습니다. 대신 Claude Code라는 AI 에이전트에게 작업을 지시하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거나 산책을 하죠.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핵심은 '비동기(Asynchronous) 개발'과 '알림(Notification)' 시스템에 있습니다. 보통 우리는 AI 툴을 쓸 때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답변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이 환경에서는 Claude가 코드를 분석하고 수정하다가, 개발자의 확인이 필요한 순간에만 스마트폰으로 푸시 알림을 보냅니다. "팀장님, 이 변수명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듯이 말이죠. 알림이 오면 그때 폰을 꺼내 짧게 답변하고 다시 주머니에 넣습니다. 마치 6명의 유능한 주니어 개발자에게 일을 나눠주고, 저는 그들의 질문에만 답해주는 PM이 된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이 마법 같은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사용된 기술들을 살펴보면,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실무에서 유용한 도구들이 절묘하게 조합되어 있습니다. 우선 컴퓨팅 파워는 Vultr라는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고성능 인스턴스를 사용합니다. 시간당 약 0.29달러, 우리 돈으로 400원 정도면 32GB 램을 가진 강력한 서버를 빌릴 수 있습니다. 작업을 안 할 때는 꺼두면 되니 비용 효율적이죠. 여기에 보안을 위해 Tailscale라는 VPN 서비스를 붙였습니다. 복잡한 방화벽 설정 없이도 어디서든 안전하게 내 서버에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개발자들에겐 치트키 같은 도구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의 가장 큰 적은 불안정한 네트워크입니다. 지하철을 타거나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면 SSH 접속이 끊어지기 일쑤죠. 여기서 Mosh라는 도구가 빛을 발합니다. Mosh는 네트워크가 잠깐 끊겨도, 와이파이에서 LTE로 바뀌어도 세션을 끈질기게 유지해줍니다. 여기에 화면 분할 도구인 tmux를 더하면, 앱을 종료했다가 몇 시간 뒤에 다시 켜도 작업하던 화면이 그대로 남아있게 됩니다. 이 조합 덕분에 작성자는 이동 중에도 끊김 없는 개발 경험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겁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알림 시스템'의 구체적인 구현 방식이었습니다. Claude Code 설정 파일(settings.json)에 훅(Hook)을 걸어서, AI가 AskUserQuestion이라는 도구를 호출할 때마다 Poke라는 웹훅 서비스로 메시지를 쏘게 만들었습니다. 즉, AI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만 제 폰을 진동시키는 것이죠. 이로써 개발자는 터미널을 계속 감시하는 '오퍼레이터'에서, 중요한 의사결정만 내리는 '디렉터'로 역할이 바뀝니다.

물론 보안에 대한 걱정이 드실 겁니다. "AI한테 내 코드를 다 맡겨도 돼?" 하고 말이죠. 저자는 여기서 '격리'와 '비용 제어'라는 현실적인 안전장치를 둡니다. 이 VM은 개발 전용으로, 프로덕션 환경과는 철저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Claude가 서버를 망가뜨려도 그 VM만 버리면 그만입니다. 또한 Git worktrees를 활용해 메인 프로젝트와는 별개의 브랜치에서 여러 기능을 동시에 개발합니다. 폴더를 따로따로 격리해서 A 기능은 1번 에이전트에게, B 기능은 2번 에이전트에게 맡기는 식이죠.

이런 방식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모니터 앞에 앉아 있어야만 일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례는 "개발은 하루의 틈새 시간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커피를 기다리는 5분 동안 PR(Pull Request)을 리뷰하고, 지하철에서 내리기 전 리팩토링 지시를 내리고, 소파에 누워 TV를 보며 버그 수정 완료 알림을 받는 삶. 10년 차 개발자인 저에게도 꽤나 매혹적으로 들리는 미래입니다.

당장 모든 개발 환경을 스마트폰으로 옮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Tailscale로 보안을 강화하고, Moshtmux로 연결 안정성을 확보하며, AI 툴을 단순한 코드 생성기가 아닌 '협업 파트너'로 인식하는 태도는 지금 당장 현업에 적용해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기술은 결국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존재하니까요. 이번 주말에는 무거운 노트북 대신, 가벼운 마음으로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가까운 카페에 가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만약을 대비해 '비동기'로 일하는 연습은 조금 필요하겠지만 말입니다.

김현수
김현수10년 차 시니어 개발자

SI의 척박한 땅에서 시작해 빅테크의 대규모 트래픽까지 경험한 생존형 개발자입니다. '화려한 기술'보다 '퇴근을 보장하는 안정성'을 신봉하며, 주니어들의 삽질을 방지하기 위해 펜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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