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AI 봇을 차단하지 않으면, 다음 달 AWS 비용은 당신의 연봉을 넘어설 겁니다.

지금 당장 AI 봇을 차단하지 않으면, 다음 달 AWS 비용은 당신의 연봉을 넘어설 겁니다.

Poooling·2026년 1월 7일·2

AI 에이전트와 스크래퍼들이 무차별적으로 서버 리소스를 점유하는 시대, 백엔드 개발자가 직면한 서버 비용 문제와 Anubis 같은 작업 증명(PoW) 방어책의 필요성을 다룹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스타트업 시절, 서버 로그에 찍히는 정체불명의 트래픽들을 보며 그저 "우리 서비스가 인기가 많아졌나?" 하고 순진하게 착각했었거든요. 하지만 최근 기술 블로그 하나를 방문하려다 마주친 화면은 제 안일했던 보안 의식에 찬물을 끼얹는 듯했습니다. 그곳엔 제가 기대했던 유니코드 기술 아티클 대신, 'Anubis'라는 낯선 이름의 방어막이 저를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봇이 아님을 증명하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말이죠. 단순히 클릭 한 번으로 끝나는 리캡차(reCAPTCHA)가 아니었습니다. 제 브라우저가 CPU 연산을 수행하며 '작업 증명(Proof-of-Work)'을 하는 동안, 저는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며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알던 '열린 웹'의 시대는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스타트업에서 온갖 레거시 코드를 걷어내며 구를 때는 기능 구현과 배포에 급급해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인데, 지금처럼 AI 에이전트들이 빗발치는 시대에 서버 리소스 관리는 생존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제가 마주친 그 웹사이트의 관리자는 Anubis라는 도구를 통해 매우 냉철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AI 회사들이 데이터를 긁어가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쏘아대는 스크래퍼들이 단순한 트래픽을 넘어, 서비스 자체를 마비시키는 DDoS 공격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화면이 시사하는 기술적 함의는 꽤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합니다. Anubis는 이메일 스팸을 막기 위해 고안된 Hashcash와 유사한 방식을 사용합니다. 일반 사용자의 브라우저에서는 무시할 만한 수준의 연산 부하를 주지만, 대규모로 긁어가는 스크래퍼에게는 이 부하가 누적되어 채산성을 맞출 수 없게 만드는 전략입니다. 경제적 비용을 강제하여 공격을 억제하는 것이죠. 핑거프린팅이나 헤드리스 브라우저(Headless Browser) 탐지 같은 기법들도 언급되더군요. 결국, 자바스크립트 실행을 강제함으로써 단순한 cURL 요청이나 저수준 봇들을 걸러내겠다는 의지인데, 이는 웹의 기본 정신인 접근성을 일부 희생해서라도 서버를 지켜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을 대변합니다.

대기업으로 이직한 후 체계적인 인프라 팀 덕분에 잊고 지냈지만, 사실 이 문제는 모든 백엔드 개발자가 직면해야 할 '불편한 진실'입니다. 우리가 Cursor나 Gemini 같은 AI 도구로 생산성을 높이며 환호하는 동안, 반대편에서는 누군가의 서버가 학습 데이터를 긁어가는 봇들 때문에 비명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robots.txt`에 몇 줄 적어놓는 신사협정은 이미 깨진 지 오래입니다. 이제는 요청 하나하나가 정말 사람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학습 데이터를 노리는 기계의 차가운 탐색인지 의심하고 검증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트래픽 모니터링 대시보드를 열어보세요. 그리고 User-Agent를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단순히 트래픽이 늘었다고 좋아할 때가 아닙니다. 그 트래픽의 상당수가 당신의 클라우드 비용을 갉아먹고, 정작 중요한 실제 사용자의 경험을 해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기술적인 방어책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발자인 우리가 '자원'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입니다. AI 시대의 백엔드 개발은 단순히 비즈니스 로직을 짜는 것을 넘어, 내 집 문을 두드리는 손님이 사람인지 약탈자인지 구분하는 문지기의 역할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디 저처럼 청구서를 보고 나서야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Poooling
PooolingAuthor

Poooling님의 다른 글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